산길을간다말없이.../선이굵은산

8월이 기다려지는 마이산

부석사 2007. 12. 12. 19:32

중2때 수학여행가면서 스쳐지나간 진안 마이산

서울로 가면서 먼발치에서 보고만 지났는데도, 20년이 흘렀는데도 아직도 첫인상이

지워지지 않던 그 마이산을 송년산행지로 다녀왔다.

우리 산악회가 누구든가?!

최대한 멀리서 내려서 마이산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걷는다.

2시까지 북부주차장에 모이기로 하고 9시가 좀 지나 함미산성쪽에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저께까지 추운 탓에 내복까지 챙겨입는 몸사랑을 과시했더니 그 사랑이 과했다, 날은 쨍쨍...

곧바로 나타나기 시작한 함미산성(지도에는 합미산성, 현장표지판엔 함미산성이라 돼있다. 어느 것이 맞는 표기인 확인을 못했다.)의 돌담을 너울타 듯 지나서 드디어 마의 <광대봉>에 올랐다.

양쪽의 철난간에 계단이 없는 바위길을 차고 올라서면 멀리 비룡대의 정자와 암수마이산의 자태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암수마이봉의 특출한 외모에 가려 빛을 바래고 있지만 그 주위의 지형도 참으로 특출한 곳이 이 곳이다.

돌아와 책을 찾아보니 이 진안분지 일대는 모래와 자갈이 퇴적되어 융기하면서 생긴 지형이라고 한다.

함미산성부터 마이봉까지 바위라 바위는 죄다 모래속에 자갈을 믹싱해서 꼭 레미콘공장에서 작업하다 쏟아부은 듯한 공경이다.

모래와 자갈의 풍화작용이 서로 달라 돌들이 분리되어 떨어져 나온 구멍들이 숭숭패어 있는데 마치 숟가락으로 젤리를 푹 떠 먹은 듯하다.

이런 현상을 전문용어로 타포니라고 하는데 여기 마이산일대가 세계 최고라고 한다.

작은 한반도에도 이런 변화무쌍한 지형을 가지고 있으니 새삼 한반도의 내공이 느껴진다(??)

 

각설하고...

광대봉에서 내려오는 게 문제였다.

수직바위벽을 밧줄하나에 온 체중을 실어 내려와야 하니 유격훈력장이 따로 없다.

이러다 사람하나 잡지 싶었는데 여차저차 낑낑대며 어찌어찌 내려는 온 모양이다, 아직 살아있으니...^^

이때부터 60명의 일행과는 완전히 앞뒤로 멀찌감치 띄워놓고 혼자다.

내친김에 스틱으로 박자맞추며 오솔길은 겅중겅중,오르막길은 헐떡헐떡, 비탈내리막길은 기어기어..

가사를 아는 노래를 끄집어내 부르며 2시간여를 걸었다.

금당암(나옹화상이 기거했다는 금박지붕이 있는 절) 지나 비룡대에서 셀카,

봉두봉에서 암마이봉의 타포니를 만끽하고, 탑사에서 섬진강발원지의 물을 마시고

암마이봉을 온 몸으로 끌어안고 자라는 능소화에 완전 반해서 8월을 기약하며 은수사 지나

지겹디 지겨운 나무계단과 시멘트계단을 지나 마이산행을 끝냈다.

 

 함미산성

 밧줄하나에 목숨걸고 내려오는 우리 산악회 꼴찌들

 이런 오솔길도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

 광대봉에서 본 마이산쪽 풍광

 아~~갈 길이 멀다.

 

산행대장님이 한 컷...

 

 비룡대에서 셀카..윽........

 

 암마이봉의 타포니

 탑사 전경

 

 

 8월을 기다리게 하는 능소화

 ㅎㅎㅎ 그림자 셀카

 천지탑

 섬진강의 발원지란다.

 

하산후 집에 가기 전...윽 노인들이 대단하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