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간다말없이.../선이굵은산

요모조모 두루갖춘 산 모산재

부석사 2008. 3. 11. 20:46

이맘때가 되면 많은 산악회에선 시산제를 지낸다.

올 한 해도 산행하는 동안 아무 탈없이 산의 품에 안길 수 있게 해달라고 산신께 제를 올리는 일.

우리 산악회도 3월 정기산행은 항상 이 곳 모산재에서 그런 제를 올린다.

제작년까진 누룩덤에서 지내던 걸 작년부턴 반대편 국사당(태조 이성계의 기도처)에서 지내고 있다.

작년에 보니 이때는 다른 팀들도 무지개터며 그 주위에서 떼지어 산신제를 지내는 모습이 눈이 자주 띄었다.

 

올초 한라산행때 날씨가 너무 좋아 모두들 작년 시산제를 잘 지낸 모양이라고 흐뭇해하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산을 자주 가는 단체는 시산제가 중요한가부다.

근데 왜 그 많은 팀들이 유독 모산재부근에서 시산제를 지내느냐고 회장님께 물어봤더니 백두대간의 기운이 지리산을 통해 이 곳 모산재까지 이어져 있기 때문이란다.

역쉬 중요한 것은 백두대간의 기운을 받음이다.

 

=====<산행길잡이>====

영암사터(새로 생긴 절마당 지나서)→국사당 → 순결바위 → 모산재정상석→철쭉제단→산불감시초소→감암산→누룩덤→대기마을 농촌체험학교 : 총 4~5시간 소요

 

모산재와 영암사터만 보려면 1~2시간으로 암릉산행의 참맛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여유가 있다면 영암사터를 샅샅이 둘러보면 좋을 듯. 순결바위쪽에서 내려다 보는 영암사터와 영암사터에서 올려다보는 모산재가 만물상을 보는 듯하다.

 이번엔 모산재정상석을 지나 철쭉군락지쪽으로 가봤다. 몇 개의 능선을 오르내리락하고 나면 드넓은 평원이 펼쳐진다. 황매산철쭉으로 유명산 철쭉군락지다. 요리조리 임도도 닦여있고 철쭉제단도 그럴 듯하게 갖춰놨다. 저 멀리 <주몽>에서 해모수가 최후를 맞은 장면을 찍었다는 초가세트가 보인다.

그 뒤로는 황매산 정상과 삼봉...에 이은 능선들이 병풍처럼 철쭉평원을 둘러싸고 있다.

산불감시초소로 올라서면 갑자기 지리산 천왕봉쪽이 눈이 확 들어온다.

눈을 이고 있는 천왕봉과 오른쪽 으로 봉긋한 두 봉우리 연이은 반야봉도 머리를 드러내 준다.

그 앞으론 나즈막히 필봉산과 왕산도 아담하게 키재기를 하고 있다.

새해 일출을 봤던 웅석봉도 멀찌기 연이어져 있어 지리산을 먼 발치에서 두루두루 조망하기에 이만한 산도 없구나 싶다.

약간 아찔한 바위내리막을 줄타기하면서 오른쪽으론 지리산에 왼쪽으론 우리가 지나온 모산재구경에 눈이 쉴 틈이 없다. 그러고 나면 어느듯 발길은 누룩덤에 와 닿고 바위길이 무서운 나는 우회길로 돌아내려서 버린다.ㅠ.ㅠ

마지막 하산길 개울엔 이제 막 버들강아지들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봄이 오고 있음이라...

 

황사낀 아침, 영암사터를 지나는 사람들

 영암사터에서 올려다본 모산재와 복원된 석축들

 내가 두번째로 좋하는 절터,영암사터. 삼층석탑과 쌍사자석등이 보인다.

 흔적만 남아 있는 전각들

 꿀꿀 시산제 준비끝. 국사당앞 시산제 모습

 헌작과 3배로 산신께 무사산행을 기원합니다.

 순결바위쪽에서 본 영암사터 풍경. 절마당을 지나는 우리 산악회분들. 음식하러 먼저 내려가는 세심함...

 우리산악회 리본을 달고 있네.만능분위기맨 산으로님.

 내년에도 남아있으면 엄청 스타되겠군.

 이제부턴 진정한 암벽산행이 시작된다.고생끝 행복 시작점. 여기서부터 눈맛이 일품이죠

 순결바위에서 본 가회쪽 풍경

 

 서로 반대편에서 구경하느라 바쁘다.

 으랏차차 혼자선 역부족인 듯...

 저 아찔한 절벽끝에 서는 대범한 사람들..윽 미쳤어 미쳤어.

 절벽끝에서 오금이 저리다.ㅋㅋ

 절벽과 너른 공터를 두루 갖춘 모산재 풍경

 모산재 정상 표지석에서 대충 같은 시간대 사람들과...

 무지개터갈림길 지나 철쭉군락지로 가는 길. 임란때 의병들의 근거지였다는 황매산성의 성벽일부
 

 이젠 암벽산행은 끝나고 철쭉평원이 이어집니다. 철쭉군락지로 가는 길.

뒤로는 모산재의 암릉들이 펼쳐져 있다.

 철쭉평원과 황매산 정상모습(오른쪽 제일 높은 봉우리). 저 나무집은 <주몽>에서 해모수가 최후를 맞았던 세트란다.

산불감시초소에서 본 평원모습

 천하대장군은 쓰러지고 지하여장군만 섰다. 역쉬~~할머니의 기운은 못 말려...

 황매철쭉평원

천왕봉을 볼 수 있어 더 좋은 황매산...

천왕봉과 반야봉, 오른쪽 중간에 필봉산과 왕산이 보이네요

 암릉의 미학 누룩덤. 왼쪽으론 누룩덤으로 오르고 오른쪽으론 우회로가 있다.

 봄이 오는 소리가 납니다. 버들강아지가 활~~짝 필 준비를 하네요

 일케 자주색 꽃송이가 올라왔다가

꽃망울을 터뜨리면 노란색 속살이

점점이... 다투어
활~짝 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