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뒹굴뒹굴하고 있는데 tv가 내게 이야기했다.
옛날부터 <지리산>둘레 마을사람들이 오가던 마을길,들길, 고갯길을 잇는 사업을 하는 단체가 만들어졌다고...
앗싸! 산길과 둘레길을 같이 걸으면 얼마나 좋을깡?!
<숲길>이라는 사단법인이 길을 잇기 시작한 지 1년쯤 됐나.
지금까지 인월 산내에서 시작해 함양 벽송사주변까지 3개의 구간길이 만들어지고 계속해서 엄청강을 따라 산청 화계쪽으로 이어질 모양이다.
지난 11월 어울림 진주지부의 숲탐방프로그램으로 이 지리산길을 걷는 행사가 있었다.
아이들도 끼어 있는 행사라 세 구간길중 제일 편안한 제3구간길을 걸었다.
진주지기 최세현샘의 숲해설과 게임, 생태앨범만들기 행사 등으로 첫 지리산길은 아기자기하게 끝났다.
제3구간길은 지리산길안내센터(인월에서 산내가는 길에 있다)에서 시작해 실상사가는 길 건너편 마을길을 따라 한정없이 걷다가 오솔길을 만나고 또 걷다가 장항마을로 내려와 제1구간길인 매동마을길로 이어진다.
안내센터에는 멀리서 오는 순례객을 위해 숙식과 프로그램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우리가 점심을 먹고 있는 중 <산티아고 가는 길>이라는 다큐가 상영되고 있었는데 스페인의 북부에서 남부 산티아고까지의 성지순례길 800km를 걷는 순례길과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지리산길도 산티아고 가는 길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영국이나 프랑스 일본 등도 장기순례길을 열어 순례객들이 많다고 한다.
두번째 지리산길은 의외로 빨리 다가왔다.
아직 가보지 않은 2구간길(만든 순서에 따라 구간번호가 정해졌다)사전답사를 가보자기에 길을 나섰다.
엄청강을 따라 용유담을 내려다보며 벽송사쪽으로 걷는 2구간길은 건너편 견불동과 용유담, 삼정산풍경이 일품이다.
고양터를 지나 마을에서 벽송사가 있는 산길로 오르다가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지리산길이 났답시고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와 마을을 지나가는 (또는 개인사유지가 있는 마을길) 모습이 영 탐탁치 않은 마을사람에게 걸려 하마터면 오던 길을 되돌아와야할 판이 된 것이다.
숲길(지리산길을 잇고 있는 사단법인)에서 자기네들 맘대로 길을 내서 이런다고 언성을 높였다.
일을 하다보면 여러 사람을 만나는데 아직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안타깝고 씁쓸하고 또 당사자에겐 미안한 일이다.
조용히 살고자 하나 사람들이 집 앞을 마구 지나다니니 어찌할 노릇인가.
시간을 벌어 공감대를 형성할 일이다.
나의 길이 숲으로 들어가 숲의 일부가 되기 위해 노력한 길걷기였다면
지리산길은 숲밖에서 숲과 마을을 보고 사람을 만나며 길과 마음을 잇는 사색의 길이다.
지리산길,
혼자서 걷는다면 명상의 길이요,
둘이서 걷는다면 도란도란 담소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수 있을 길이요,
여럿이라면 산을 억누르지 않는 걸음으로 숲을 배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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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센터부터 이어진 길순서대로인데 길을 연 순서에 따라 구간명이 붙어져 있다.
3구간 : 남원 인월 지리산길안내센터(인월에서 실상사가는 길에 건물뒷벽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하지만 모르고 지나 갈 수가 있으니 인월 지나서는 눈 크게 뜨고 보고 갈 일이다.)부터 월평마을→ 중군마을→장항마을까지 이어지는 전체 구간길이 9km쯤 되는 마을길+오솔길이다.
지도대로 따라가도 되고 장항마을쯤에 차를 세우고 산길만 1~2시간쯤 걷다고 시멘트길만나면 다시 돌아와도 된다.
1구간 : 아직 가보지 못했다. 장항마을 건너(큰 개울을 사이에 두고) 매동마을에서부터 금계마을(벽송사가는 다리가 있는 길)까지 약 10km쯤 된다. 지리산권 조망이 일품일 듯하다.
2구간 : 벽송사가는 의중마을부터 산길을 타고 송대마을→세동마을(지도상,표기상 송전마을)까지 엄천강을 내려다 보며 걷는 강길.
안내센터. 단촐하고 소박한 건물이다. 누구나 들어가 구경하고 문의하고 지도도 구할 수 있다.
지리산에서 나는 나무들. 소나무밖에 몰라...@@
안내센터 내부모습(일행이 찍은 사진 퍼왔음)
솔방울과 오리나무 열매 등으로 만든 개구리합창단의 <개마에>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낙엽을 코팅해 만든 커튼
얘는 솔방울 커튼
헉..호박씨 아가씨?!
3구간길. 장항마을로 건너가는 길. 왼쪽 아파트처럼 생긴 건물은 <일성콘도>위치잡을 때 이정표가 될 만하다.
지리산길을 안내하는 표지목. 아래 솔방울무늬는 지리산을 둘러싸고 있는 5개지역을 의미한다.
장항마을 앞 느티나무아래서 잠시 얘기중
마을의 당산나무
들어가지 말랬는데도 기를 받겠다며 들어간 울 허접이산악회멤버들 ㅋㅋ
가는 사람 오는 사람.다른 지역 주민들이 가끔씩 지리산길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다녀간다고 한다.
이날은 울진주민들 몇 분을 만났다.
지리산길을 안내해 주신 어울림진주지부장 간디꼬꼬농장 최세현쌤.
한적한 오솔길이 제법 좋다.
3구간 오솔길이 끝나는 지점 이 개울을 건너면 시멘트포장길이 나오고 계~~~속가면 안내센터가 나온다.
허접이들 작품. 나이가 드니 아이디어가 엄따
3구간 참가자들 작품과 함께...
여기서부터 2구간
2구간 기점인 송정(세동)마을. 지리산길안내지도엔 세동마을로 되어 있지만 실제이정표는 <송전>으로 나와 있다. 지도만 보고 헤매지 말길...
세동(송전마을) 정류소에 세워진 지리산길 표지석. 호의적인 주민들은 고맙게 그지없다.
멀리 차세워두고 송전마을로 가는 길
저기 저 시멘트포장길을 계속 가야한다. 풍경은 한없이 멋지다. 마을길은 농사를 위한 포장길이 많다.
세동마을에서 본 산 중턱의 견불동마을. 된장이 유명하단다. 아래 포장길을 마천가는 길
길바닥에 이런 이정표들이 많다.
헉헉...엄마 나 괜히 따라왔다. 장미나는 죽것다.~~ㅠ_ㅠ
붉나무 열매
용유담전망이 좋은 소나무 쉼터. 400년 된 멋진 소나무가 너럭바위와 살고 있다.
용유담의 절경이 내려다 보인다.
위쪽은 마천 가는길. 다리는 용유교?
바위와 더불어 사는 나무
까치수염 열매
고양터에 있는 박남준시인의 글.
이걸 찍고 나니 밧데리가 나가버렸다.
점심먹고 출발한 탓에 벽송사까진 못가고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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