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간다말없이.../품이너른산

품이 넓어야 하는 산, 관악산

부석사 2008. 6. 12. 13:49

한강이 저보다 큰 도시를 안고 괴로워하며 흐르듯

서울의 산들도 그 넓은 가슴을 가지고도 서울을 품어내느라 힘겨워하고 있음을...

관악산을 오르고선 서울과 경기도를 한 품에 끼고 있는 이 산이 더더욱 안스럽다.

북한산의 억센 기운은 아직 서슬 퍼래 접근이 녹녹찮지만

관악산은 악소리도 못내는 순한 산이라 서울사람경기사람 죄다 안겨오는 통에 길아닌 길이 없다.

산가운데 삼거리 사거리마다 아이스크림과 냉커피장사판을 열 만큼 대중적이고 가볍던 산.

그런 가운데 아름다운 절벽암자 연주암을 세우고 능선에 왕관을 세울 줄 알고, 기상대봉을 받아들인

여유를 부리는, 품이 한없이 넓어져야 하는 서울의 산이다.

 

===========산행기=================

북한산, 도봉산이 강북에 있다면 관악산은 강남끝 경기도 과천과 안양에 맞물려 있다.

그래서 남쪽에선 오히려 접근하기가 더 편하다.

우리는 과천향교쪽으로 올라 연주암을 둘러보고 팔봉능선으로 내려와 안양유원지로 내려오는 길을 걸을 계획이었다.

오르는 길은 한없이 편했다. 계곡을 끼고 가는 중간에 샘도 있고 가파르지 않은 길에 날씨마저 화창.

연주암을 바라보는 모습은 드없이 파란 하늘과 초록의 산파도, 붉은 연등이 삼위일체.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철이라 연주암 좁은 공간은 남쪽의 우리를 받아주기엔 여유롭지 못햇다.

되쳐 나와 팔봉능선을 찾아 오르다 삼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만났다.어.어.머나~~

나참...서울이 별스럽다더니 산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을 줄이야..........

여기 뿐만 아니라 등산로와 등산로가 만나는 곳마다 똑같은 아이스크림통을 들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기서 일행들은 여기저기 난 등산로로 들어갔다가 이산가족이 되고 말았다.

바위길을 무서워하는 나는 우회로로 가고 경치를 즐기는 동료들은 바위능선을 타다가 서로 만나지 못할 길로 갈라서고 말았다.

관악산 길은 여기저기 길아닌 곳이 없어 등산로를 보고 간다는 것 자체가 무의미했다.

대충 큰 줄기길을 보고 여기가 거기고 저기가 고기라고 짐작할 뿐이다.

다행히 안양유원지로 무사히 내려와서 무사히 차타고 무사히 진주로 왔으면 그만인 것이다.

 

다 내려왔다 싶으니 서울대수목연구원(이름 잘 모름)이란 것이 출입을 통제하고 우회로로 가라더니

여기서 1시간여를 빙빙 오르고 오르고 오르고 오르다가 겨우 내려왔다.

우........이 길은 진짜 욕이 나오는 길이었다.

다 내려온 길을 되쳐올라가야 하는 일이란...

 

 초록의 관악산

 

 연주암으로 가는 바위능선길. 오른쪽에 우회길이 있긴 있다.

 능선길에서 만난 팥배나무 흰 꽃봉오리

 5월 관악산은 팥배나무 흰꽃이 만발했다.

 기상대 흰봉과 연주암 붉은 등

 바위길을 좋아하는 일행들. 난 시러........

 연주암과 관악산 정산석이 있는 풍경

 아찔한 연주암이 있는 풍경

 히야~~~~~~~~~~

 흙 한줌 없는 바위틈에 난 민들레 한송이.(이건 연출장면)

 역쉬 연출했음. 아마도 이 민들레는 얼마뒤 씨앗들을 가뿐히 날렸을 것이다.

 일행들의 관악퍼포먼스

 저 사람들 절반이 진주사람.

 여기도 절반이 진주사람이네.

관악능선에서 바라본 과천경마장모습(맞을 걸)

'산길을간다말없이... > 품이너른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은 백두산, 소백산  (0) 2009.05.09
큰산 포근한 산 한라산  (0) 2008.01.30
치악산은 이름값을 못했다?  (0) 2007.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