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간다말없이.../품이너른산

큰산 포근한 산 한라산

부석사 2008. 1. 30. 14:19

우리 산악회에서 새해초 한라산으로 눈꽃산행을 다녀왔다.

제주도는 세번째.

첫여행은 제주43항쟁지 답사로, 두번째는 민우회 쉼여행을 목적으로, 이번은 only 한라산이다.

출발전날 공부방캠프를 이틀이나 다녀와선지 아직 피곤이 풀리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몸을 잘못 다스리면 이튿날 코스인 어리목-영실코스는 빼먹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코스는 두번째 제주여행에서 눈부신 늦가을 춤추듯 다녀온 적이 있어 그리 아쉽진 않다.

문제는 첫날 성판악-관음사.

9시까지 매표소를 통과하지 않으면 들여보내주지도 않고 12시에 진달래대피소를 통과하지 않으면

다시 내려가야 한다는 매우 까다로운 코스랜다.

한번 들어서면 되돌아올 수 없는, 단순하면서도 무서븐 코스로다.

근데 왠걸...

성판악에서 진달래대피소까지 가는 길은 죽~~~죽~~~늘어진 길이다.

오대산 노인봉코스가 쉽더니 이보다 쉬울 순 없다.

아마도 한라산 화산폭발때 이 코스로는 용암이 완만하게 흘렀나부다.

그동안 산행으로 단련된 체력도 있겠지만(?!!) 12시까지 진달래대피소를 통과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평소보다 더 빨리 걸어선지 11시 좀 넘어 진달래 도착.

백록담까지는 사진찍으며 쉬엄쉬엄 경치 만끽하며 여유를 부렸다.

선두축에 속한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일행은 도시락도 못 먹고 떨고 있었다.

(도시락이 후미조에 있어서 ㅜ_ㅜ)

처음 보는 백록담은 생각보다 깊었다. 관음사쪽으로 깊게 패인 것이 용암이 그쪽으로 세게 흘렀나부다(역시 내 추측)

관음사로 내려오는 길은 성판악과는 완전 딴판.

경관이 빼어난 만큼 경사도 급했다. 하지만 이 경사가 오히려 우리를 더 즐겁게 할 줄이야...

맨 바지로 그대로 눈위로 미끄러져 내려도 새로 산 내 등산바지는 견뎌주었다.(앗싸~~역시 새 옷이 좋아)

고도가 바뀔수록 나무꽃도 모양을 달리해서 눈이 피곤한 줄 모르겠다. 시야가 트일 때마다 나타나는 푸른바다와 나즈막한 오름들, 도시풍경탓에 6km남았다는 이정표도 그리 멀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 이후 길고도 긴 관음사코스가 끝나기까지 매우 많은 시간과 피곤과, 배고픔이 있었음이야....

 

둘째날

어리목으로 올라 영실로 내려오기로 했다.

생각보다 내 체력이 대단하다. 전혀 피곤한 줄도, 다리아픔도 못 느끼겠다.(오~~예!!)

내 베낭은 친구에게 맡겨버리고 디카만 들고 설겅설겅 오르는 어리목의 오르막길도 무척 귀엽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끝나고 확 트인 눈쌓인 목책길을 신선처럼 걷는다.

갑자기 나타는 둥근 절벽은 백록담의 서북벽이다.

여기, 윗세오름에서 보는 백록담의 모습이 가장 한라산다운 모양이다. 사진에 제일 많이 등장하는 모습이 여기다.

역쉬 라면은 산에서 먹는 게 젤이다. 윗세오름에서 사먹는 사발면만큼 맛있는 게 있을까.

국물까지 쪽쪽 핥아마시고 영실기암으로....

한겨울 얼어붙은 영실기암의 폭포도 절벽도 그대로 아름답도다.

 

한라산,한라산,한라산...부담스럽기만 하던 한라산이 내게로 온 2008년 쥐띠해, 우리해.

나날이 변덕스러운 내 맘이 성판악처럼 윗세오름길처럼 포근해지길....

2008.1.27 아침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중

 열심히 걷기만 하다가 드뎌 여유롭게 한장..

 처음으로 만난 오름앞에서(메티스님과)

 한라산의 겨울

진달래대피소에서 백록담 가는 길의 모습

 

 1900고지에서 본 제주도 모습.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백록담으로 오르는 사람들 사람들(진달래대피소 지나서 본 백록담쪽 풍경)

바다쪽으로 난 풍경

   1900고지 못 미쳐 전망대에서 같이 간 선두그룹의 일행들과..(아이고 좋다)

 드뎌 백록담까지 50m...

요기가 백록담이래요이..

백록담 전경

  관음사쪽으로 패인 흔적

한라산은 까마귀가 주인장 노릇을 하고 있다. 어딜 가나 까마귀까마귀로다

산행의 즐거움은 기념촬영! 

 

 

 

이러다가 미끄러졌다. 잼나게... 

 아까 그 트인 백록담쪽앞에서

 

 

 이제 둘째날.어리목을 가뿐하게 오르다.

 찍사를 위한 설정도 재치있게...ㅋㅋㅋ

 

 우리 산악회 사람들

 

 눈맞아 더 아름다운 소나무

 하늘도 곱다.

 

 

 

이제부턴 고생끝, 행복 시작. 확트인 길은 1시간여 걷는다.

맑고 밝은 날의 풍경

 윗세오름대피소에서 영실쪽으로 난 환상적인 산책길(등산로라 부르기엔 넘 편하다)

가도가도 끝이 없을 듯한 고운 길

영실기암쪽 풍경

 이끄..1500까지 내려왔네그려

설망대할망과 500아들의 슬픈전설이 깃든 영실기암(5백나한봉)

 

 산방산쪽풍경